포도농사는 겨울이 되면 농한기가 된다. 

12월부터 이듬해 1월은 시간적인 여유도 많고 몸도 찌뿌둥해지기 마련이다.

 지난 해 처음 귀농을 해서 지낸 1년은 정말 힘들기도 했고 뿌듯한 일도 많았다. 

올 한해 농사가 이렇게 끝났구나 느끼며 마무리 지으려는 찰나, 

아버지께서 농장을 600평 정도 더 늘리라고 하셨다.

처음에는 반대를 했다.

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 짓느라 몸도 너무 지쳐 있었고, 

2500평이나 되는 지금의 하우스 면적이 아버지, 어머니, 나 이렇게 세 사람이 농사짓기에 

적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.

그런데 아버지의 고집을 꺽기는 힘들었고, 

또 은퇴 전에 농사를 제대로 더 잘 지어보고자 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꺽고싶지 않기도 했다.

그래서 텃밭으로 쓰던 600평의 비스듬한 밭을 개간해서 노지 비가림 하우스를 짓는 일이 시작되었다.

아버지의 지인을 포함 총 4명의 인원이 꼬박 5일 반을 매달려 뚝딱 지어냈다.

샤인 마스켓 삽목묘까지 심는 작업을 하고 모든 일을 마쳤다.

지어 놓으니 그럴 듯 하고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. 

일은 늘었지만 기분은 오히려 상쾌해졌다.

이 밭에 또 만만치 않은 땀과 노력이 들어가야 할 것이다.

좋은 결실이 있었으면 좋겠다.